수풀 아래 늘어진 몸, 꽃을 안은 품, 물에서 추는 춤. 풀, 꽃, 물과 함께 사람의 신체가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캔버스를 유영하고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법한 대상을 그림의 소재로 가져오는 이재민은 언뜻 보기에 일상적인 풍경을 그린다. 그의 회화 속 인물들은 꽃을 들고 뛰어가거나, 수영복을 입고 다이빙하는 동작들로 연출된다. 특별한 순간이라기엔 평범하고, 일상적이라기엔 어딘가 낯설다. 친숙하면서도 생소한 듯한 이 모순된 인상은 어디에서 오는가?
작가는 풀, 꽃, 물 등 주변 자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를 통해 익숙한 대상을 그림의 장면으로 불러오지만, 삶의 루틴이 정해진 도시 풍경에서 꽃을 품고 달려가는 사람, 수풀 사이에서 헤엄치는 인물은 결코 일상적이지 않다. 평범한 하루의 한 단면처럼 보이는 회화의 풍경은 여행지에서나 볼 법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일상적인 장면이 어떤 이에게는 이국의 세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이재민은 아무런 사건 없는 풍경이 한 인물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지점을 포착한다. 말하자면 일상과 여행이라는 이벤트 사이에 놓인 풍경을 그리며 한 인물이 세계를 감각하는 조건을 질문하는 것이다.
- 평론가 이민주
작가는 풀, 꽃, 물 등 주변 자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를 통해 익숙한 대상을 그림의 장면으로 불러오지만, 삶의 루틴이 정해진 도시 풍경에서 꽃을 품고 달려가는 사람, 수풀 사이에서 헤엄치는 인물은 결코 일상적이지 않다. 평범한 하루의 한 단면처럼 보이는 회화의 풍경은 여행지에서나 볼 법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일상적인 장면이 어떤 이에게는 이국의 세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이재민은 아무런 사건 없는 풍경이 한 인물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지점을 포착한다. 말하자면 일상과 여행이라는 이벤트 사이에 놓인 풍경을 그리며 한 인물이 세계를 감각하는 조건을 질문하는 것이다.
- 평론가 이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