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데미안』
PBG는 2024년 7월 4일부터 24일까지 이안온 작가의 개인전 《Beyond the Silence》를 개최한다. 이안온은 몸의 멜라닌 색소가 결핍되어 하얀 빛을 띠는 “알비노” 동물들을 신비롭고 고요한 숲속에 등장시키며 생명력과 성장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시는 PBG와 이안온이 최초로 갖는 개인전으로서 그의 신작 37점을 집중 조명하며 작가가 시각화하는 생명의 숲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특히, 대형 캔버스 회화부터 비교적 작은 크기의 작업까지 다채로운 변주로 그의 작품을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안온의 알비노 동물들은 첫 눈에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강인함과 용감함을 은유한다. PBG 전속작가 김선우는 이안온의 작업을 들어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한 구절과 연관시켰다. 적에게 노출되기 쉬운 알비노 동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외부 세계로 나아가려는 평온하면서도 격렬한 몸부림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안온의 회화는 작가로서의 성장을 향한 소리 없는 투쟁이자, 세계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것은 결국 작가 자신과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자, 서로 연대하고 공명하는 삶에 대한 작가의 소망이다. 백색이기에 그 어떤 색도 담아낼 수 있는 알비노. 전시는 작가가 관객들과 함께 용기 있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