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수는 추상회화를 통해 자신의 미적 감수성과 예술적 비전을 드러내고자 하는 신예 작가이다. 그는 2미터가 넘는 붓을 직접 제작해 단번에 선을 긋는 ‘일획(一劃)’의 방식을 사용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회화 행위가 아니라, 정신과 신체가 하나 되는 수행의 시간이다. 덧칠을 허용하지 않는 단호한 붓질은 동양 서예의 정신을 계승하며, 그만의 조형 언어로 확장된다.
그의 작업은 용광로 앞에서 마주한 장면에서 비롯되었다. 불이 터져 나오며 공기를 뒤덮던 순간, 작가는 그 안에서 인간의 근원적 힘과 장인정신을 발견했다. 녹아내리고 응고하는 금속의 순환은 인생의 생성과 소멸을 닮아 있으며, 그의 회화는 이러한 감흥을 색과 질감으로 응축한다.캔버스 위 붉은색과 흰색의 대비는 불과 금속, 재와 생명, 소멸과 재탄생의 경계를 오간다. 수백 번의 붓질과 건조를 거친 화면은 시간의 흔적을 품으며, 물질이 에너지로, 체험이 사유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The Furnace Within》은 불을 통해 인간 내면의 열정과 창조 본능을 환기시키는 전시다. 한겨울의 더현대서울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차가운 공기 속 따뜻한 온기를 전하며 관람객이 스스로의 내면에 타오르는 불빛을 발견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