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욱, 이상민 2인전: 시간의 무게, 현재의 빛
이 전시는 서로 다른 물성과 시간성을 다루는 두 명의 한국 작가, 이상민과 허명욱의 작업을 통해 우리가 시간을 인식하고 기억하는 서로 다른 방식을 하나의 장면으로 펼쳐 보인다. 한 작가는 시간을 쌓아 올리는 행위를 통해, 다른 한 작가는 찰나의 순간을 붙잡는 시선을 통해 작업한다. 서로 다른 접근처럼 보이지만, 두 작업은 모두 보이지 않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물질의 언어로 드러내고자 하는 동일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상민의 유리 작업은 순간의 시간에 집중한다. 잎사귀 위에 맺힌 물방울이 빛을 받아 반짝이는 단 한 순간, 곧 사라질 운명의 장면을 그는 유리라는 매체 안에 포착한다. 그러나 그 순간은 고정된 이미지로 머무르지 않는다. 유리는 빛을 투과하고 반사하며, 관람자의 움직임과 빛의 각도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의 작업에서 ‘지금’은 정지된 시간이 아니라 매 순간 새롭게 발생하는 빛의 사건으로 나타난다. 유리는 순간을 붙잡기보다는 오히려 현재를 계속해서 생성하는 매개가 된다.
허명욱의 옻칠 작업은 전혀 다른 시간의 감각을 드러낸다. 수없이 덧칠하고, 말리고, 갈아내는 반복적인 과정 속에서 색은 즉각적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옻칠은 시간을 거치며 서서히 숙성되고, 색은 점차 자신의 깊이를 드러낸다. 이 과정 속에는 색의 층위뿐 아니라 작가의 감각과 감정, 망설임과 결단, 그리고 계절의 흐름과 삶의 리듬이 함께 축적된다. 단일한 색면처럼 보이는 화면 속에는 수많은 시간의 흔적이 퇴적층처럼 쌓여 있다. 여기서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무게를 지닌 채 화면 위에 남는다.
유리와 옻칠, 투명함과 불투명함, 찰나와 축적은 분명 대비를 이룬다. 그러나 이 전시는 그 대비를 단순한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는다. 두 작업은 서로를 비추며 시간의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이상민의 작업이 빛을 통해 ‘지금’이라는 순간을 호출한다면, 허명욱의 작업은 그 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시간의 깊이를 감각하게 한다. 하나는 빛으로 드러나는 현재이고, 다른 하나는 색과 흔적으로 남은 시간의 무게이다.
전시는 시간에 대한 하나의 정의를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이 전시는 질문을 남긴다. 시간은 흐르는 것인가, 쌓이는 것인가. 순간은 사라지는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남는가.
두 작가의 작업 사이를 오가며, 관객은 자신의 기억과 감각을 통해 그 질문에 스스로 응답하게 된다. 이 전시는 그렇게 한국의 재료와 감각 속에서 시간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제안한다.
이 전시는 서로 다른 물성과 시간성을 다루는 두 명의 한국 작가, 이상민과 허명욱의 작업을 통해 우리가 시간을 인식하고 기억하는 서로 다른 방식을 하나의 장면으로 펼쳐 보인다. 한 작가는 시간을 쌓아 올리는 행위를 통해, 다른 한 작가는 찰나의 순간을 붙잡는 시선을 통해 작업한다. 서로 다른 접근처럼 보이지만, 두 작업은 모두 보이지 않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물질의 언어로 드러내고자 하는 동일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상민의 유리 작업은 순간의 시간에 집중한다. 잎사귀 위에 맺힌 물방울이 빛을 받아 반짝이는 단 한 순간, 곧 사라질 운명의 장면을 그는 유리라는 매체 안에 포착한다. 그러나 그 순간은 고정된 이미지로 머무르지 않는다. 유리는 빛을 투과하고 반사하며, 관람자의 움직임과 빛의 각도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의 작업에서 ‘지금’은 정지된 시간이 아니라 매 순간 새롭게 발생하는 빛의 사건으로 나타난다. 유리는 순간을 붙잡기보다는 오히려 현재를 계속해서 생성하는 매개가 된다.
허명욱의 옻칠 작업은 전혀 다른 시간의 감각을 드러낸다. 수없이 덧칠하고, 말리고, 갈아내는 반복적인 과정 속에서 색은 즉각적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옻칠은 시간을 거치며 서서히 숙성되고, 색은 점차 자신의 깊이를 드러낸다. 이 과정 속에는 색의 층위뿐 아니라 작가의 감각과 감정, 망설임과 결단, 그리고 계절의 흐름과 삶의 리듬이 함께 축적된다. 단일한 색면처럼 보이는 화면 속에는 수많은 시간의 흔적이 퇴적층처럼 쌓여 있다. 여기서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무게를 지닌 채 화면 위에 남는다.
유리와 옻칠, 투명함과 불투명함, 찰나와 축적은 분명 대비를 이룬다. 그러나 이 전시는 그 대비를 단순한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는다. 두 작업은 서로를 비추며 시간의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이상민의 작업이 빛을 통해 ‘지금’이라는 순간을 호출한다면, 허명욱의 작업은 그 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시간의 깊이를 감각하게 한다. 하나는 빛으로 드러나는 현재이고, 다른 하나는 색과 흔적으로 남은 시간의 무게이다.
전시는 시간에 대한 하나의 정의를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이 전시는 질문을 남긴다. 시간은 흐르는 것인가, 쌓이는 것인가. 순간은 사라지는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남는가.
두 작가의 작업 사이를 오가며, 관객은 자신의 기억과 감각을 통해 그 질문에 스스로 응답하게 된다. 이 전시는 그렇게 한국의 재료와 감각 속에서 시간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