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소
Lee Kang So, b. 1943
이강소가 달항아리 위에 남긴 것은 그림도, 글씨도, 드로잉도 아닌 단 한 번의 획이다. 백자의 흰 표면 위를 붓이 한 차례 지나가고, 그 자리에 철화의 갈색과 청화의 푸름이 번지며 스스로 형태를 이룬다. 작가가 반세기 넘게 좇아온 '기(氣)'의 문제가, 가장 비어 있는 그릇 위에서 가장 짧은 시간으로 응축된다.
Work 01
무제 (Untitled), 2026
- Medium
- 달항아리에 청화 (Cobalt blue underglaze on moon jar)
회화인가, 서예인가, 드로잉인가. 작가는 단지 일획일 뿐이라고 답한다. 전통적인 용어로써 일획의 맑은 기운을 엿보고자 붓을 한 번 휘둘러 본 것이다.
기운은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지만, 그 한 획은 여전히 신비롭다. 둥근 달항아리의 곡면 위에서 붓은 멈추거나 되돌아가지 않는다. 시작과 끝만 있을 뿐인 획은 항아리를 돌아 뒷면으로 이어지고, 보는 자리에 따라 매번 다른 배열로 나타난다. 안료는 가마 안에서 스스로 번지고 흘러내리며, 작가의 손을 떠난 뒤의 시간을 표면에 남긴다.
작가는 자신의 정서를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건네는 대신, 매 순간 함께 묻고 그 정서를 잠시나마 나눌 수 있는 형식을 만들고자 한다. 이 항아리는 그 물음이 놓이는 자리다.
Work 02
무제 (Untitled), 2026
- Medium
- 달항아리에 철화 (Iron-brown underglaze on moon jar)
회화인가, 서예인가, 드로잉인가. 작가는 단지 일획일 뿐이라고 답한다. 전통적인 용어로써 일획의 맑은 기운을 엿보고자 붓을 한 번 휘둘러 본 것이다.
기운은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지만, 그 한 획은 여전히 신비롭다. 둥근 달항아리의 곡면 위에서 붓은 멈추거나 되돌아가지 않는다. 시작과 끝만 있을 뿐인 획은 항아리를 돌아 뒷면으로 이어지고, 보는 자리에 따라 매번 다른 배열로 나타난다. 안료는 가마 안에서 스스로 번지고 흘러내리며, 작가의 손을 떠난 뒤의 시간을 표면에 남긴다.
작가는 자신의 정서를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건네는 대신, 매 순간 함께 묻고 그 정서를 잠시나마 나눌 수 있는 형식을 만들고자 한다. 이 항아리는 그 물음이 놓이는 자리다.
About the Artist
이강소(b. 1943)는 회화, 조각, 판화, 설치, 영상을 넘나들며 한국 실험미술의 흐름을 이끌어온 작가다. 1965년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이후, 그는 완성된 형상을 만들어 보여주는 대신 대상과 관객이 서로 묻고 감응하는 상황 자체를 작업의 자리로 삼아왔다.
작가가 오랫동안 붙들어온 화두는 '기(氣)'다. 그는 이를 단순한 에너지가 아니라, 동아시아 성리학에서 '리(理)'와 함께 천여 년간 우주의 기본 원리로 논의되어 온 철학적 개념으로 이해한다. 무작위의 페인팅, 미완성으로 남은 구상, 실패한 듯 보이는 화면, 문자가 아닌 회화로서만 존재하는 필획까지 — 그의 다양한 시도는 모두 이 맑은 기운을 엿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2023–24년 구겐하임미술관과 해머미술관의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2024–25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Where the Wind Meets the Water》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재조명받았으며, 2025년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아트선재미술관, 런던 V&A 뮤지엄, 테이트 리버풀 등에 소장되어 있다.
Lee Kang So (b. 1943) has led the current of Korean experimental art across painting, sculpture, printmaking, installation, and video. Since graduating in painting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in 1965, he has made his subject not the finished image but the situation itself — one in which the work and the viewer question and respond to each other.
The concern he has held longest is ki (氣). He understands it not as simple energy but as a philosophical concept discussed for over a thousand years in East Asian Neo-Confucianism alongside li (理) as a fundamental principle of the universe. Random painting, unfinished figuration, works that appear to have failed, and brushwork that can exist only as painting rather than as writing — all of his varied attempts have been experiments in glimpsing that bright and clear energy.
His work was reintroduced internationally through 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 at the Guggenheim Museum and the Hammer Museum (2023–24) and Where the Wind Meets the Water at MMCA Seoul (2024–25). He received the Order of Cultural Merit (Bogwan) in 2025. His work is held by MMCA Korea, Daegu Art Museum, Art Sonje Museum, the V&A Museum in London, and Tate Liverpool.
CV
- Education
- 1965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 Selected Solo Exhibitions
-
2026 일어나고 사라지는, 롯데뮤지엄, 서울
2026 A Field of Becoming, 주뉴욕한국문화원, 뉴욕, 미국
2025 Flowing Water, Ongoing Experiment, 대구미술관, 대구
2025 煙霞로 집을 삼고, 風月로 벗을 사마, 타데우스 로팍, 서울
2024 Where the Wind Meets the Water,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
2016 생트에티엔 현대미술관, 생트에티엔, 프랑스 - Selected Group Exhibitions
-
2023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구겐하임미술관, 뉴욕 · 해머미술관, 로스앤젤레스, 미국
2012 A Bigger Splash, 테이트 모던, 런던, 영국
1975 제9회 파리비엔날레, 파리, 프랑스 - Awards
- 2025 보관문화훈장
- Selected Collections
-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대구미술관, 대구
아트선재미술관, 서울
Victoria and Albert Museum, 런던, 영국
Tate Liverpool, 리버풀, 영국
작품 문의 안내
작품 문의는 이메일로 남겨 주시면 담당자가 회신드립니다.
Frieze Seoul 2026 · COEX Hall C, D 부스 P2 / PBG 도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