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문섭
Shim Moon-Seup, b. 1943
심문섭의 〈壺歌〉 연작은 항아리를 더 이상 무엇을 담기 위한 그릇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자르고, 뒤집고, 구멍을 내고, 다시 결합하는 조각적 행위를 통해 항아리의 원형은 유지되는 동시에 변형되며, 그 안에서 내부와 외부, 비어 있음과 물질, 백색과 흑색, 전통과 현재가 교차한다.
Work 01
壺歌-流跡 · 도자의 노래 – 시간의 궤적, 2026
- Medium
- 회색 아크릴 물감 흘리기, 그라인더로 요철 만들기
- Size
- 44 × 49 × 44 cm
항아리에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항아리의 곡면이 그림을 만들어 가도록 했다. 항아리 상부에서부터 흘러내린 수백 개의 선은 중력에 따라 표면을 타고 아래로 떨어진다. 한 번의 선 위에 또 다른 선이 흐르고 그것이 반복되면서 표면에는 수많은 흔적이 축적된다. 이 중첩은 행위가 지속된 시간과 과정 자체를 항아리의 표면에 기록한다.
항아리의 서로 마주보는 지점에 항아리의 둥근 형태를 1/10 정도의 크기로 옅은 회색조로 표현했다. 축소된 두 개의 형상은 하나의 표면에 겹쳐지면서 그 자신의 이미지가 된다.
중심부의 여러 지점은 그라인더로 표면을 깎아 미세한 요철을 만들었다. 이 개입은 흘러내린 선의 의미를 강조하는 동시에 매끄러운 표면에 깊이 그림자를 만든다. 회화적인 선과 물질적인 요철이 만나면서 회화와 조각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교차한다.
Work 02
壺歌-內外 · 도자의 노래 – 안과 밖, 2026
- Medium
- 항아리 위에 나전용 옻칠, 드릴로 구멍 뚫기
- Size
- 44 × 47 × 44 cm
초벌구이한 도자 항아리의 윗부분을 잘라 뒤집은 뒤 다시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안쪽에 있던 흙의 표면이 바깥으로 드러나면서 항아리의 안과 밖이 한눈에 보이는 새로운 형태가 만들어졌다. 몸체에는 몇 개의 둥근 구멍을 뚫어 닫혀 있던 내부공간이 외부와 이어지도록 했다.
표면에는 일반적인 도자유약 대신 나전칠기에 사용되는 옻칠을 입혔다. 흰색 백자를 연상시키는 익숙한 항아리를 검은색으로 바꿈으로써 백자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뒤집고자 했다.
항아리는 더 이상 무엇을 담기 위한 그릇에 머물지 않는다. 자르고, 뒤집고, 구멍을 내고, 다시 결합하는 조각적 행위를 통해 항아리의 원형은 유지되는 동시에 변형되고 그 안에서 내부와 외부, 비어 있음과 물질, 백색과 흑색, 전통과 현재가 교차하는 새로운 개념의 작품이 완성된다.
About the Artist
심문섭의 조각은 자연과 인간, 존재와 비존재의 관계를 탐구하며 물성 자체가 말하도록 이끈다. 1960년대 말 국전을 통해 등단한 이래, 그는 아방가르드(A.G.) 그룹의 일원으로 관습적 조각의 문법을 해체하는 반조각(anti-sculpture)을 실험하며 모노하, 아르테 포베라와 궤를 같이하는 독자적 조형언어를 구축해왔다.
나무, 돌, 철, 흙 등 자연 재료를 다루는 그의 손끝에서 파도의 운동성과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는 리듬은 조각과 회화, 설치를 넘나드는 작업으로 확장된다. 근작에서는 전통 백자 항아리를 재해석한 도자 연작을 통해 안과 밖, 비움과 채움이라는 오랜 화두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다.
1943년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난 심문섭은 1965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다. 1971–75년 파리비엔날레에 세 차례 연이어 참가했고, 상파울루비엔날레(1975), 시드니비엔날레(1976)에 참여했으며, 1981년 제2회 헨리무어 대상전에서 〈현전〉 연작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파리 팔레 루아얄 정원에 작품을 전시한 최초의 한국 작가로 다니엘 뷔렌, 니키 드 생팔과 나란히 소개되며 한국 현대조각을 국제 무대에 각인시켰다.
Shim Moon-Seup's sculpture explores the relationship between nature and the human being, between presence and absence, letting materiality itself speak. Since his debut through the National Art Exhibition in the late 1960s, he has, as a member of the Korean Avant-Garde Association (A.G.), experimented with an anti-sculpture that dismantles conventional sculptural grammar, building an independent language that runs parallel to Mono-ha and Arte Povera.
In his hands, natural materials — wood, stone, iron, earth — carry the movement of waves and the rhythm of tides into works that move freely between sculpture, painting, and installation. His recent ceramic series, reinterpreting the traditional white porcelain jar, continues his long-held questions of inside and outside, emptiness and fullness, in a new register.
Born in 1943 in Tongyeong, Gyeongsangnam-do, Shim graduated from the College of Fine Arts, Seoul National University, in 1965. He participated in the Paris Biennale three times consecutively (1971–75), as well as the São Paulo Biennale (1975) and the Sydney Biennale (1976), and received the Grand Prize at the 2nd Henry Moore Grand Prize Exhibition in 1981 for his Presentation series. He was the first Korean artist to exhibit in the garden of the Palais Royal in Paris, presented alongside Daniel Buren and Niki de Saint Phalle.
CV
- Education
- 1965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 Selected Biennales
-
1971 · 1973 · 1975 파리비엔날레, 파리, 프랑스
1975 상파울루비엔날레, 상파울루, 브라질
1976 시드니비엔날레, 시드니, 호주
1995 · 2001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베니스, 이탈리아 - Awards
-
2007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
1981 제2회 헨리무어 대상전 대상 - Professional
- 1985–2008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학과 교수
- Note
- 1992년 이후 파리와 고향 통영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작품 문의 안내
작품 문의는 이메일로 남겨 주시면 담당자가 회신드립니다.
Frieze Seoul 2026 · COEX Hall C, D 부스 P2 / PBG 도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