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 fever”는 하와이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육지와 대륙을 그리워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재민은 과거 러시아 유학과 현재 싱가포르 생활 등 변화하는 거주환경 속에서 이방인으로서 겪는 내면의 갈등을 꾸준히 작품에 담아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시선은 세계에 대한 동경, 호기심, 그리고 도전의 감정으로 확장되었고, 이번 〈Island Fever〉 연작은 바로 이 부분과 맥을 같이한다. 타국에서의 삶 속에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동시에 더 넓은 세상을 발견하고 작업에 있어 끊임없이 진보하려는 작가적인 열망과 실천을 대변하는 것이다. 전시는 이러한 작가의 심리적 상태에 대한 표현으로써 작동하며 관객에게 그 떨림을 전하고자 한다.
"타는 듯한 한낮의 열기가 어느덧 내 혈관을 느슨하게 할 때면 나는 나른 해져 버린 내 몸속 어딘가로부터 아주 오래되어 익숙하게 자리 잡은 그 어떤 열병 같은 것이 슬며시 끓어오름을 느낀다. 그것은 마치 닿을 수 없는 본질을 향한 그리움이기도 하고 마르지 않을 영감이 넘쳐나는 미지의 곳을 향한 두근거리는 희망 같은 것이다.
나는 지금도 이 작은 열대의 섬 한 편에 이젤을 세우고 앉아 바다를 넘어 그 무엇을 그리워한다.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그 섬은 어떤가요, 그 섬 저편은 무엇이 기다리고 있나요?" - 이재민

